지난 토요일에 이곳 전주 예수병원에 왔다...
주일날 어머니께서 교회에 가셔야 해서 내가 대신 돌봐드려야했고...
내가 의무병이었기 땜에 단련되어서 그리 어렵진 않았지만...^^;
그래도 힘들때면 짜증나고 귀찮아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부모님의 사랑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섬김인데...
그거 하나 기쁘게 감당하지 못하는 나의 연약함에 정내미가 떨어졌다...ㅡㅡ;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김으로 몸소 보이신 것처럼 섬김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 잊지 않고 있다...
어렸을때부터 아버지가 시켜서 꼭 하던 일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한가지가 밥 먹기 전에 찬송을 부르는 일이었다...
'내 평생 소원 이것뿐' 이라는 찬송가인데...
매번 밥먹을 때마다 하는 찬송...너무도 지겹게 불러왔다...
그저 밥 먹기 위해 아무 의미없이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를 돌봐드리다가 식사때가 되어서 아버지를 앉히고 침대에 붙어있는 보조 책상을 펴서 식판을 그 위에 두었는데...
그러자 갑자기 눈을 감으시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시기 시작하셨다...
'내 평생 소원 이것뿐...
주의 일 하다가...
이 세상 이별 하는 날...
주 앞에 가리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한 평생 믿음 하나만을 가지시고 사심없이 38년간 교회를 섬겨오신 분...
비록 큰 교회 유명한 목회자는 아니시지만...
시골에서 목회하시며 교회를 부흥시키셨고...
많은 사람들을 예수님께로...또 적잖은 청년들을 목회의 길로 인도하셨던...
뜨거운 열정으로 부흥회를 인도하시던 아버지...
이제 정년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
자칫 잘못됐으면 정말 하나님께로 부름을 받으셨을 이 상황...
아버지 외에 또 누가 이 찬송가를 부르기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그동안 아버지의 여러모습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었는데...
왜 다른 잘나가시는(?) 목회자들처럼 안되시는지 원망하기도 했었는데...
이젠 정말 아버지를 존경한다...
아버지를 따라 적잖은 청년들이 이미 목회자가 되었고...
무엇보다...
아들인 내가 아버지가 가신 길따라 목회의 길에 들어섰으니까...
그 누구보다 나에게 깊은 영향력을 미치셨으니까...
아버지가 가신 그 길...
이젠...
내가 갈 차례다...
내 평생 소원 이것뿐
주의 일 하다가
이 세상 이별 하는 날
주 앞에 가리라...
삶의 단상2011. 8. 4.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