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2011. 8. 4. 18:59

날씨가 추워진다.
나뭇잎이 떨어진다.
고독하다.
견디다.
기다린다.

기온이 떨어짐으로 생명력이 둔화된다.
자신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그치고 안식을 얻는다.
한편 여름내 창궐했던 모든 해충과 전염병이 사라진다.
정결해진다.

가을날의 화려했던 단풍이 다 진다.
외면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사그라든다.
앙상하고 시꺼먼 가지들이 드러난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영양분을 얻었던 통로인 나뭇잎이 사라짐으로 더 본질적인 영양분을 얻는 통로인 뿌리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잎이 사라짐으로 숲으로 보였던 나무들이 각각 하나의 나무로 보이기 시작한다.
혼자 있음으로 해서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대면하게 된다.
항상 자신과 같이 있지만 사실은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여 누구와 혹은 무엇과 함께 있으려는 것을 발견한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바람, 눈, 우박, 얼음...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시간...
묵묵한 인내로 참아낸다.

겉으로 보기엔 죽은 것 같지만...
깊은 내면에는 생명의 놀라운 박동이 고동치고 있다.
쌓인 눈과 얼어붙은 얼음이 녹아갈 날을 기다리며
따뜻한 봄햇살과 포근한 봄바람을 기대하며...

죽은 것 같은...그러나 그 속에는 새생명이 살아있는...겨울...
그리고...십자가...

나는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를 붙들고...
내 안에 온전히 주님만 사실 그날을 위해...
주님과 함께 영광스럽게 다시 살 그날을 위해...
안식하며 정결케하며 내면을 돌아보며 홀로 있으며 견디며 기대한다...

Posted by L i v i n g R e m i n d e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