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기독교2019. 8. 5. 23:44
  희망이 보이는 자리: 지친 영혼이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인생 좌표 -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원마루 옮김/비아토르

이 책의 저자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다. 선교단체 선배가 추천해주었던 책이 그의 공동체 제자도라는 책이었다. 당시 나름 독서에 재미를 붙이던 때라 책을 구해서 읽었는데 어떤 이유였는지 그리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책이 담고 있었던 여러 가지 고민과 실천이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번에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제목과 부제에 희망, 지친 영혼, 기쁨이라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에 이전에 읽었던 책에 대한 부담스러운 기억을 떨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저자의 모든 지혜와 통찰은 공동체를 통해서만 빚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중요하다고 말하는 공동체이지만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그 삶을 사는 자가 말할 수 있는 잔잔하면서도 힘이 있는 메시지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책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이 맞닥뜨리게 되는 총체적인 문제와 숙제들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로서의 고독과 절망과 과거의 상처, 시대적인 문제로서의 성공과 성적 쾌락을 향한 욕망, 신앙인으로 가장 풀기 어려운 시련과 고통의 주제를 다룬다. 결국 이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한 거듭남과 구체적인 삶의 모델들을 제시하며, 천국과 지옥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뜬구름 잡는 전개가 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각 장마다 그 상황에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증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와 갈등 가운데 있었지만 회복된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삶을 다 드려 이 땅에서 천국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물론 끝내 비극적으로 삶을 마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이야기도 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독자의 삶에 구체적인 결단과 도전을 가져다 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

희망을 보게 하는 것, 지친 영혼이 천국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고독과 절망이라는 양날의 고통에서 회복되는 것은 관심 받으려고 애쓸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랑을 베풀 때이며(43p), 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체 게바라의 비전은 진정한 혁명은 강력한 사랑의 감정에 이끌린다는’(158p) 메시지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자기자신을 의식하지 않는 기쁨으로 다른 이들에게 삶에 영항을 주는’(196p) 삶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사랑의 삶이다.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거듭나야 하지만, 천국에 대한 우리가 가진 생각과 느낌 또한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천국이라는 희망은 단순히 죽음 이후로 미뤄두는 것이 아니다. 오늘 여기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 때 누리게 되는 것이다. 오늘 천국을 선택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기쁨이다.

Posted by L i v i n g R e m i n d e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