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뜻
눅23:13-25
그들의 뜻대로 하게 하니라(25절)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사형에 해당할만한 죄를 찾지 못한다. 그래서 놓아주려고 하나, 무리들은 세 번이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친다. 결국 빌라도는 이 여론에 굴복하여 그들의 뜻대로 십자가에 못 박히도록 넘겨준다. 수천년동안 사도신경에 등장하여 정죄받게 되는 결정적 시점이다.
무죄이지만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라는 무리들의 뜻은 부당한 것이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무리들 속에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가 있었다고 본다면, 예수님의 구원과 하나님 나라를 철저히 오해하였다. 열광이 분노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대중의 흐름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볍고 피상적이며 무서운가.
그러나 역설적이며 신비하게도 이렇게 부당한 '그들의 뜻'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리게 함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려는 '아버지의 뜻'에 수렴되었다. 겟세마네에서 땀이 피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예수님께서 '자신의 뜻'을 포기한 것과 함께. 이 모든 것이 신비 속에 십자가라는 뜻으로 모아진다.
뜻을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괴로워하며 절망할 때가 많다. 다른 이들의 뜻에 나를 맞추지 못해 괴로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을 구속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저 예수님의 십자가의 뜻 만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도 내 삶 속에서 십자가의 뜻을 빚어가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
말씀묵상_신약/누가복음2016. 3. 24. 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