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묵상을 어떻게 하게 되었을까? 맨처음 묵상을 접한 것은 대학생 시절 선교단체를 통해서였다. 매일 아침 동아리방에서 모이는 묵상모임에 잘 참여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련회나 단기선교 기간 아침에 갖는 묵상시간은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이후 섬기는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큐티를 강조하며 두란노에서 나온 생명의 삶 구독을 권장하셨다. 간간이 구입하기는 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
묵상이 정착된 것은 신대원 입학 이후 PBS 성경연구 동아리를 통해서다. 매주 목요일 개인성경연구한 것을 가지고 나누는 모임이지만, 함께 강조하는 것은 성서유니온에서 나온 매일성경으로 꾸준히 묵상하는 것이었다. 이 때 훈련받은 결과로 오늘까지 묵상이 나의 성경을 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되었다. 책장을 보니 매일성경 큐티책이 2006년부터는 거의 다 있다. 물론 빠지지 않고 다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여기에 묵상을 돕는 좋은 책 한 권을 추천한다. 현재 부산 로고스교회와 로고스서원을 통해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김기현 목사님의 묵상집 ‘말씀 앞에 울다’이다. 묵상을 알고 싶거나,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이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제목을 따라 내용을 간략하게 살피면 다음과 같다.
말씀. 누군가 말씀을 잘 읽는 방법은 독자가 말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독자를 읽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말씀이 자신을 읽어낸 것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버지의 부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묵상해 낸 말씀의 깊이가 더해지지만, 말씀이 읽어낸 저자를 깊이 알게 된다. 현재 로고스서원 글쓰기학교를 통해 매주 만나는 사이지만, 저자의 삶을 더 깊이 알게 된다. 페북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넘어 영적인 친구가 되는 덤을 얻게 된다.
앞에. 흔히 신앙을 코람데오, 즉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는 것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말씀 앞에 서고, 그 앞에 머물렀다. 이것은 말씀을 직면하는 것이며, 말씀을 삶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는 의미이다. 쉽지 않지만 신실하게 말씀 앞에 서게 될 때 경험하게 되는 유익을 우리에게 고스란스 보여준다. 믿음과 신앙이 흔들리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바라볼 때, 우리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나침반이 되어주는 책이다.
울다. 이 책은 울음소리를 듣게 한다. 먼저는 하나님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사람의 죄와 불순종으로 인해 돌아서서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통곡소리이다. 가슴 한 편이 저릿해지며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다음으로는 믿음의 사람들이 고난으로 인해, 원수로 인해, 자녀를 잃음으로 토해내는 울음이다. 그 아픔의 자리로 우리를 초대하여 끝내는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회복을 기대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울음이다.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상처와 아픔으로 인한 울음과, 반대로 말씀을 통해 주시는 회복으로 인한 감사의 눈물이다.
신앙을 위해 말씀을 대하는 많은 방식이 있다. 읽기, 암송, 연구, 신학, 설교 등등.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살기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 묵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당신을 ‘말씀 앞에’ 세워주며, 말씀으로 ‘울게’ 돕는, 묵상으로의 여정에 가장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말씀 앞에 울다 - 김기현 지음/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