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적 책읽기에 공감 (‘공감적 책읽기’ 서평)
이번주는 정신없이 분주했다. 셋째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교회사역은 정해진 날짜에 맞게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아이는 평균에 비해 3주 가량 더 커서 유도분만하러 목요일에 입원했으나 잘 진행되지 않아, 하룻밤을 보내고 금요일 오후에나 출산했다. 진통이 제법 심해진 금요일 오전부터 아내 곁에서 노심초사하며, 본격적으로 진통이 시작된 점심이후 부터는 심호흡을 하도록 숫자 열을 세며 함께 손을 맞잡고 힘을 주었다. 이제 정말 넷째는 없다 마음먹으며 말이다. 나중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남편이 잘 돕더라고 아내에게 칭찬했다 한다. 아내에 고통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 아픔의 자리에 함께 하면서 공감하려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고통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다. 왜 고통을 통해 생명은 태어나는 것일까? 왜 선하고 가치있는 것들은 고통을 통과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출산의 고통은 창세기에 의하면 죄가 그 원인으로 제시되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대부분 고통의 원인은 인간의 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신비한 것은 죄로 야기된 그 고통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선을 이루어가신다는 것이다.긍휼은 함께 아파하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긍휼의 하나님은 함께 아파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믿는 자들이라고 모든 고통이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아파하시고,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주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고통을 넘어갈 수 있다.
이 책 ‘공감적 책읽기’도 고통의 산물이다. 책읽기의 고통, 글쓰기의 고통을 통과한 글들을 묶은 책이다. 저자에게 글 하나하나가 자식과 같이 사랑스럽고 귀하겠다 생각된다. 특히 이 책은 쉽게 말해 서평을 모은 책이다. 현재 글쓰기 학교에서 서평쓰는 훈련을 받고 있는데 서평의 모범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의 내용을 충실하게 소개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개진하는 부분을 본받고 싶다.
이 책의 강점은 저자가 제시한 책읽기 방법을 실천한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1장에서 몇가지 책읽기 방법을 추천한다. 정독과 다독을 병행할 것, 인물 중심으로 독서할 것, 닥치는 대로 읽을 것, 주제별로 읽을 것, 줄긋기와 여백에 메모하며 읽을 것, 책을 항상 들고 다니며 읽을 것이다. 이 중에서 주제와 인물에 대한 저자의 책읽기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주제로는 주기도문, 영성이 두드러지고, 인물은 본회퍼, 레슬리 뉴비긴, 이재철이 눈에 띈다. 저자의 독서법에 깊이 공감하며 나 자신만의 주제와 인물을 정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 나라, 산상수훈, 묵시문학, 유진 피터슨, 헬무트 틸리케, 본회퍼 등이 우선 떠오른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공감이 되며 마음에 울림이 되었던 것은 삶과 실천의 중요성이다. “진리를 사는 공동체가 가정 적합한 선교 방법론이며 합리적인 변증학이다.”(156) “최근의 이야기 신학이 주목하듯, 진리는 진실한 삶을 요구한다.”(180) “가장 좋은 설교는 역시 설교자 자신의 삶만한 것이 없다.”(191) “우리가 먼저 제자가 되지 않고서는 우리의 성경 읽기와 설교 듣기, 그 외의 모든 종교적 행위는 자기탐닉을 조장하고, 욕망의 가속 폐달을 밟을 뿐이다.”(193) 이 글에 공감(共感)이 되었으니 이제 공행(共行)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책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지, 또 책을 읽고 난 뒤에 서평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더 나아가 기독교인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이 책을 함께 읽어보자(共讀). 그러면 함께 느끼고(共感) 깨닫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공감적 책읽기 - 김기현 지음/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