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서평
그 분을 가리키는 화살표
어제 호세아 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하면서 가을 타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한 모호한 감정... 그러면서 이것은 아마도 깊이 사랑받고 싶고, 뜨겁게 사랑하고 싶은 우리의 존재를 투영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출애굽, 광야를 자주 언급하시는 하나님은 함께 언약을 맺으며 동행했던 신혼과 같은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하셨다는 것을 나누었다. 적용으로 이전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거나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했던 그 장소, 그 시간, 그 책, 그 사람과의 만남을 떠올리며 하나님과의 사랑에 빠지는 가을이 되기를 축복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한 한 사람의 이야기로써 나에게 하나님과의 사랑에 빠지게 하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선물과 같은 책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저자가 순례길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체험을 한 부분들이 감동적이었다. 먼저는 코브레스에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바닷가를 향해 걸어가던 중 만났던 나귀를 통해 ‘표적을 구하지 말라. 너는 내 안에 거하고 있는 것을 온전히 느껴라’ 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이 나귀는 발람에게 영안을 열어주었던 그 나귀처럼 하나님의 사자로 그려지고 있다.
두 번째로 저자는 생명수가 담긴 병을 가슴에 품는 꿈을 꾸면서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는 말씀을 떠올렸다. 이후 순례길에서 주변의 모든 사소한 것을 통해서도 기쁨을 누리고, 그동안 순례길에서 사사건건 불편을 일으켰던 동행자 치타를 바라보면서도 기쁨을 누리게 되면서 성령의 내주하심을 경험하게 된다.
산티아고를 향한, 아니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순례길에서 그 길을 안내하던 노란 화살표에 집중하던 저자는 결국 마지막에 이렇게 고백한다. 그 헌신의 징표에 빚을 갚는 방법은 저 자신이 또 다른 화살표가 되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방향이 되는 것이라고... 그 방향만이 길과 진리와 생명되신 으뜸 화살표에 이르게 한다고...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을 만난 경험, 하나님과의 사랑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한다.
몇 해전에 헨리 나우웬의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이 너무 좋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담아, 그 뒤로 이 책의 원어책명인 ‘living reminder’를 나의 두 번째 이메일 아이디로 만들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우리의 삶 자체가 순례의 길이다. 이 길에서 그 분을 가리키고 그 분을 향하게 하는 화살표가 되는 삶만큼 의미있는 삶은 없을 것이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지음/시냇가에심은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