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기독교2016. 7. 7. 10:51

마음이 문제다 (‘성어거스틴의 고백록서평)

 

마음은 참 신기하다. 우리 몸의 한 기관으로 어디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한다. 우리 몸을 움직이고, 결국 우리 삶을 형성한다. 마음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다. 물론 반대가 될 때도 있다. 마음은 내 마음인데, 때로는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시험공부를 앞두고는 왜 이렇게 다른 것이 하고 싶은지. 이별한 뒤에 그 사람을 잊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이 나는지. 사도바울도 마음 속에서 일어났던 선과 악의 싸움 때문에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지난주에 매우 동감이 되는 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핵심메시지는 죄에 대한 부끄러움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시야가 율법책을 발견하고, 그 말씀을 들었을 때에 잘못을 부끄러워하며 옷을 찢으며 회개하였다. 평양대부흥도 마찬가지다. 길선주 장로가 죽은 친구의 재산에서 훔쳤던 100달러를 모든 교인들 앞에서 고백하며 회개한 것이 시초이다. 이렇게 볼 때 부흥은 죄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된다. 역시 마음이 중요하다.

이 책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지나간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이다. 죄의 고백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고백이며, 마음의 고백이다. 책을 읽으면서 좀 충격을 먹었다. 그가 죄로 고백하는 것들 때문이다. 유아기의 죄를 고백하면서, 자신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려고 떼를 쓰고, 잘못된 욕심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부모님께 성내고 해를 끼쳤다고 회개한다. 또 학창시절의 죄를 고백하면서, 그리스어 라틴어 문법은 그렇게 정확하게 지키려고 하면서, 하나님의 법과 진리를 지키려고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던 죄를 고백한다. 또한 청년기에는 널리 알려진 성적으로 방탕했던 죄를 고백한다. 참되고 영원한 가치가 아니라 하층의 질서에 속한 것을 더 사랑했던 것을 회개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고상한 마음을 품을 수 있었는지. 그래서 대가이다.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어떻게 고전이 되었을까? 어떻게 수 백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보면 사소하기도 하고, 부끄럽고 감춰야 하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것은 죄를 고백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는 회개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길,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뒤따르는 모든 세대에 회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덤덤할 수 있는 우리의 굳은 마음을 새롭게 하기 때문에 고전 중의 고전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신앙은 이렇게 정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죄를 고백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죄에 대한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내가 이만큼 선하고, 내가 이만큼 성숙하고 훌륭하다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마음의 고백이 있고, 이런 고백 위에 살아계신 성령이 역사하시는 그 힘과 능력으로 변화되어 사는 것이 신앙이고 교회임을 보게 된다.

그동안 하나님 나라를 위한 나의 사역에 초점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마음의 혁신에서 달라스 윌라드는 예수의 혁명이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인간 마음이나 심령의 변혁이라고 한다. 그렇다. 예배, 묵상, 기도, 신학, 사회참여, 선교, 개척 등등 그 모든 것은 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성어거스틴의 고백록 - 10점
성 어거스틴 지음, 선한용 옮김/대한기독교서회


Posted by L i v i n g R e m i n d e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