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인문2016. 7. 7. 10:59

아티스트 웨이서평 

 

그동안 나의 책읽기는 기독교 서적이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당히 편향된 책읽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글쓰기모임을 통해서 그런 틀을 깰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 것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아티스트 웨이는 나의 경계를 넘는 책읽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동의가 된 부분은 기본원칙이다. 기본원칙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창조주를 인정하는 것이 창조성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창조주에 의해 창조된 우리에게는 창조력이 잠재해 있고, 우리가 창조적인 삶을 사는 것이 창조주를 향한 답례라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창조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얼마나 그것을 사용했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 창조성을 개발하고 활용하기보다 구태의연하게 그저 성의없이 사역을 하고 삶을 살아왔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들은 앞으로의 창조적인 삶과 사역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추가적으로 창조주라는 표현을 통해서 우리가 믿지 않는 자들을 향해서 어떻게 접촉점을 찾으며 어떻게 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주로 기독교서적만을 읽고 기독교적인 글만 써왔는데 시각을 넓혀 나중에 믿음의 공동체 밖에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을 향한 그런 글도 시도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책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창조적인 사람이 되도록 구체적인 이론과 실천을 준다는데 있다. 가장 탁월하다고 생각한 점은 창조적인 사람이 되는데 방해되는 모든 요소들을 다 열거하고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모색해 놓았다는 것이다. 부정적 자의식, 비판하는 가까운 이들, 상처, 분노, 시간, 나이, , 게으름(실제는 두려움), 창조성 차단제(음식, , 약물, 섹스, ), 성공 이후의 유혹 등 창조성을 부정하게 하는 것의 모든 것을 총망라하여 그것을 딛고 일어서도록 돕는 것이 놀라웠다. ()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부정(不正)을 철저히 알고 그것을 극복한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돕는 신앙의 훈련과 도구들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로 하여금 나아가지 못하게 뒤로 잡아당기는 우리의 죄성과 연약함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창조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제시되는 것은 모닝 페이지아티스트 데이트이다. 모닝 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3페이지의 글을 무작정 쓰는 것이다. 이것은 창조성을 제한하는 내 안의 검열관을 피해 내 안의 창조적인 아이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아티스트 데이트이다. 이것은 창조성의 회복을 위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이다. 이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창조성의 회복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체한 것처럼 마음 속에 불편한 것이 있었다. 이 책에서 창조성의 회복을 위해서 계속해서 독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당신을 긍정하라는 메시지였고, 계속해서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당신이 이전에 원했던 것은 무엇이며, 지금 그리고 앞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는 그동안 상당히 불편하고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나 긍정의 힘 부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적정선인데 그동안 나 스스로 너무나 낮은 자존감이나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앞으로 더 생각하며 소화시켜가야 할 부분이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다소 불편했던 이 질문,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찌보면 이 책이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대답이 내 안에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무언가 창조적이고 재미있는 놀이와 취미 같은 것이 아니라, 기존교회에서의 안정적인 사역보다는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간의 나의 고민이고 나의 기도제목이지만 창조성을 회복을 위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것이었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 것은 목회 또한 창조적인 일이고 예술가적인 일이라는 것이며, 더 나아가 믿음 또한 창조적이고 예술가적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 나라라는 흰 종이에 각자에게 주신 창조성을 가지고 하나하나 채워가는 것이 믿음의 길이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티스트 웨이의 여러 내용과 이 글쓰기모임이 오버랩되었다. 이것은 나를 포함한 이번 기수생들이 예술가적 길에 들어서 있는 것이고, 예술가적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끝까지 예술가적 길을 함께 완주여,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예술가로 세워지길 기대한다.

아티스트 웨이 - 10점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경당


Posted by L i v i n g R e m i n d e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