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으로서의 다윗
왕이 일어나 성문에 앉으매(8절)

다윗은 계속해서 압살롬을 슬퍼합니다. 그러자 백성들에게도 전쟁의 승리가 슬픔이 됩니다. 이에 요압은 다윗이 슬퍼하는 것이 부하들의 사기를 꺾고 결국 나라에 위기을 가져올 것이라 위협하여 왕의 공적인 자리에 서게 합니다. 이스라엘 지파 백성들은 다시 다윗을 왕으로 추대하는 일을 놓고 논쟁하면서 주도권을 잡으려 합니다.

이제 왕으로서의 다윗으로 나서야할 때입니다. 그동안 왕으로서의 다윗과 부모로서의 다윗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 중 부모로서의 다윗이 좀더 드러났습니다. 공과 사에서 사가 우세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좀더 인간적이긴 합니다. 그런데 부하들과 백성들의 사기가 꺾였고, 요압의 협박이긴 하지만 지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문 앞에 앉습니다. 공적으로 왕으로서의 일에 복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의연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성문 앞에 앉은 다윗의 겉모습 이면에 왠지 여전히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알아야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 보입니다. 공과 사를 잘 구분해야 하지만, 둘 다 한 사람에게 속한 것이기에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안타까운 모습을 봅니다. 그것을 억지로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어야 하는 높은 자리가 아닌 단순한 삶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싶습니다. 가급적 공적인 면과 사적인 면이 일치되는 삶을 산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반역을 꾀했다 실패했던 이스라엘 지파 백성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넘어갈지 뜨겁게 토론합니다. 다윗을 다시 왕으로 세우는 일에 유다 지파보다 더 앞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역의 과오를 지우고, 앞으로 여러 일에 주도권을 가지겠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계산이 굉장히 빠릅니다. 빠르게 반역하기도 하고, 빠르게 재옹립하기도 합니다. 참 얄밉습니다. 속도가 필요한 때가 있지만, 언약이나 관계에 있어서는 느리면 좋겠다 싶습니다. 남들 떠나도 끝까지 함께 남아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곁에, 믿음의 사람 곁에.


Posted by L i v i n g R e m i n d e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