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서평
이 책은 고3 아들과 아버지가 기독교의 핵심적이면서도 난해한 10가지 주제에 대해서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악, 기적, 인간, 기도, 종교다원주의, 성경, 예정, 돈, 과학, 천국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것은 고3 아들이 신앙을 갖고 살면서 품게 된 질문과 주제이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질문과 의문을 대표하고 있기도 하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서 저자의 독서량과 사색과 경험을 바탕으로 통찰력이 있는 답변이 주어짐과 동시에, 아버지의 마음으로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화하는 듯한 문장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각 주제의 맨 마지막 부분이었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하나님은 너를 통해 악에 대해 승리하기를 원하신다’, ‘아빠에겐 다름 아닌 네가 기적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듯, 아빠도 너를 그렇게 사랑해’, ‘아빠는 아빠에게 작은 천국을 선사한 너를 사랑해’ 같은 문장들로 마무리가 되었다. 보통의 아빠와 아들 사이에서 표현하기 힘든 소위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들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진리를 향한 우리의 질문과 우리의 의심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은 다름아닌 바로 하나님의 사랑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부러운 책이다. 주일학교 설교를 잘할 수 있으면 장년설교도 잘할 수 있다고 보통 이야기한다. 쉽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그만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볼 때 기독교에 있어서 핵심적이면서도 난해한 주제들에 대해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설명할 수 있는 저자의 지혜와 지식이 부럽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아들과 함께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하나님에 대해, 신앙에 대해 이렇게 수준높은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부럽다. 아들과의 관계가 부럽고, 아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부럽고, 하나님을 향한 질문을 가지고 믿음 위에 세워진 것이 부럽다.
몇 일 전 저녁에 두 아들 인서와 현서가 베드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였다. 이렇게 성경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참 기특하고 감사하다. 최근 엄마에게 들었는지 베드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을 처음 만나 제자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랬더니 ‘아빠, 그 이야기는 너무 짧아. 더 긴 이야기해줘.’라고 해서 나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지금 나의 두 아들과 나누는 대화는 이 정도이다. 그렇지만 나도 머지않아 이 책의 저자들과 같이 하나님에 대해 신앙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며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 김기현 외 지음/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